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찰리 몬토요 감독이 꺼내든 '창의적인' 마운드 운영은 결과적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제 에이스 류현진(33)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토론토는 3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의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3전2선승제) 1차전에서 리그 승률 1위 팀 탬파베이 레이스에 1대3으로 졌다.
이로써 토론토는 류현진이 선발 등판하는 2차전을 포함해 남은 2경기에서 모두 이겨야만 다음 라운드 진출이 가능한 상황에 몰렸다.
몬토요 감독은 1차전 선발로 에이스 류현진이 아닌 맷 슈메이커를 선택했다. 이를 두고 스스로 '창의적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슈메이커가 최근 많은 이닝을 소화한 경기가 없었지만 컨디션이 좋았고 불펜이 충분히 쉰만큼 물량전을 펼치겠다는 계산이었다.
평가가 엇갈렸다. 토론토 지역 매체 '토론토선'은 칼럼을 통해 가장 중요한 첫 경기에서 에이스를 기용하지 않은 몬토요 감독의 결정이 "미친 것 같다"는 혹평을 하기도 했다.
몬토요 감독의 과감한 선택은 그래도 성공에 근접했다.
슈메이커는 3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선방했다.
이어 선발 요원 로비 레이가 마운드에 올랐지만 4회말 뼈아픈 실점이 나왔다. 선두타자 랜디 아로자레나에게 3루타를 허용했고 계속된 1사 3루 윌리 아다메스와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폭투를 범해 실점을 내줬다.
레이는 3이닝동안 탈삼진 5개를 솎아내며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첫 경기에 에이스를 선택한 탬파베이는 흔들림이 없었다.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블레이크 스넬은 5⅔이닝 1피안타 2볼넷 9탈삼진으로 젊은 선수들이 많은 토론토 타선을 압도했다.
6회까지 스코어는 탬파베이의 1대0 리드. 류현진 대신 선발요원 2명으로 경기 중반까지 끌고온 토론토의 과정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변칙 작전이 승리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토론토의 세 번째 투수 A.J 콜이 7회말 마누엘 마고에게 뼈아픈 투런홈런을 허용했다. 토론토는 8회초 보 비셋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만회했지만 상대의 강력한 불펜에 막혀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이제 토론토는 벼랑 끝에 몰렸다. 류현진은 한국시간으로 추석 당일인 10월1일 오전 5시에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2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토론토가 류현진이 등판하는 날을 낭비했다가는 그대로 시즌이 끝난다.
탬파베이는 2차전 선발로 타일러 글래스노우를 앞세운다. 올시즌 5승1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했다. 57⅓이닝동안 탈삼진 91개를 기록한 파워피처다. 토론토 타선에게는 스넬 못지 않게 어려운 상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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