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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September 16, 2020

[현장인터뷰]'입단 15년차 파란만장' 롯데 김건국 "23살이라 생각하고 던진다" - 스포츠조선 모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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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23살이라고 생각하고 던진다."

늦게 배운 도둑이 날새는 줄 모른다고 했다. 남보다 늦게 재미를 붙인 사람이 더 열중하고 잘 한다는 뜻이다.

롯데 자이언츠 김건국(32)은 프로 입단 15년차 '베테랑'이다. 그러나 1군 경력은 3시즌 밖에 안된다.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다.

김건국은 2006년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6순위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해 2017년 1군서 1경기를 던지고 이후 2018년까지 무려 10년간 1군 기록이 없다. 2009년 팔꿈치 부상을 입고 방출된 그는 군복무를 마친 뒤 2012년 독립야구단인 고양 원더스에 입단해 다시 공을 잡았다.

누구보다 절실했던 때문인지 열정을 보여주던 그는 2013년 5월 NC 다이노스의 부름을 받고 다시 KBO리그에 입성했다. 하지만 1군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2013년 시즌을 마치고 2차 드래프트에서 KT 위즈로 옮겼고, 2017년 4월 장시환과 함께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다시 롯데로 이적했다. 빠른 공을 뿌릴 줄 알았던 그를 알아본 당시 조원우 감독의 기대가 컸다.

2018년 11년 만에 1군 마운드에 올랐다.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53을 올리는 김건국은 지난해 37경기에 등판해 3승3패, 3홀드, 평균자책점 4.46을 올리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시즌 김건국은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지난 15~16일 고척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이틀 연속 구원승을 따냈다. 9월 들어 불펜진이 부진을 보이고 있는 롯데는 김건국의 활약에 고무돼 있다. 허문회 감독은 16일 경기 전 "박진형이 없는 자리에서 자신감 있게 잘 해주고 있다. 컨트롤이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지난 7월 18일 1군에 오른 김건국은 19경기에서 3승, 1홀드, 평균자책점 2.35를 기록중이다. 시즌 후반 들어 롯데에서 김건국 만한 활약을 하는 구원투수는 별로 없다.

김건국은 16일 키움전서 0-2로 뒤진 6회말 등판해 2이닝 동안 무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구원승을 따냈다. 롯데는 7회말 타자일순하며 7득점해 전세를 뒤집은 뒤 8대2로 승리했다. 김건국은 최고 146㎞ 직구와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를 공격적으로 구사하며 키움 간판타자들을 잇달아 제압했다.

경기 후 그는 "팀이 따라가는 상황에서 운좋게 나가 열심히 던졌을 뿐"이라며 "확실히 직구에 힘이 붙으니 자신감이 생겼다. 작년엔 슬라이더를 많이 던졌는데 올해는 직구 구사를 늘려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며 자신을 평가했다.

김건국은 9월에만 벌써 8경기에 등판했다. 두 번의 연투가 있었고, 1이닝을 초과해 던진 건 4번이다. 그만큼 허 감독의 신뢰가 두터워졌다는 얘기. 김건국은 "시즌 초반 기회를 주셨는데도 못잡아 죄송했다. 요즘 기회를 자주 주셔서 열심히 던지고 있다"며 "2군에 있을 때 이용훈 코치님과 얘기하면서 3구 안에 투스트라이크를 잡는 연습을 많이 했다. 구위도 오르고 결과가 좋아지니 자신감도 생기더라"고 소개했다.

김건국의 보직은 초격조 또는 롱릴리프. '필승조', '추격조' 구분을 안 한다는 허 감독이지만, 이제는 김건국의 활용 폭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김건국은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 팔이 부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며 "등판할 때 점수차는 보지 않는다. 타자가 누군지만 보고 들어간다. 전력으로 타자를 잡는 것만 생각한다"고 했다.

김건국은 이날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서 의자에 앉다가 뒤로 넘어져 부상을 당할 뻔했다. 별일 없다는 듯 다시 자리에 앉은 그는 인터뷰 내내 유쾌한 표정을 잃지 않았다. "요즘 너무 열심히 던져 다리가 풀렸다"며 웃은 뒤 "1군 경력이 많지 않다. 2018년에 롯데에 왔으니 이제 3년차 밖에 안된다. 23살이라 생각하고 던진다"고 했다.

원래 김용성이었던 그는 2014년 KT로 옮기면서 개명했다고 한다. 고척=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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