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지희 기자] 현대모비스가 세계 최초로 전기차 그릴 커버를 이용한 가상 엔진 사운드 시스템(AVAS) 개발에 성공했다. 이 기술은 전기차의 전면부를 막고 있는 그릴 커버 자체를 스피커의 구성품으로 활용하는 시스템이다. 일반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전기차는 그릴이 완전히 막힌 형태라는 점에 착안해 그릴을 스피커의 진동판으로 활용하는 발상의 전환을 이룬 것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보행자는 가상 엔진음으로 조용하게 접근하는 전기차의 존재를 알 수 있다. 방향 지시등 소리나 충전 상태 알림음 등을 보행자가 들을 수 있는 기능도 있다. 또 캠핑 등 야외 활동 시 차량 외부에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스피커로도 쓸 수 있다. 이런 기술은 자율주행차 시대로 넘어가게 되면 차량과 보행자가 소리로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기술로도 발전이 가능하다.
이번 가상 엔진 사운드 시스템은 2018년 임직원 아이디어 공모전 대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현대모비스는 임직원들이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안할 수 있도록 2018년까지 공모전을 운영해왔으며 지난해부터는 이를 수시 '아이디어 제안 게시판' 형태로 전환했다.
이렇게 제안된 아이디어 중 우수작은 참신성, 기술 구현 가능성, 제품화 가치 등을 따져 회사의 전략적 연구개발 과제로 추진된다. 가상 엔진 사운드 시스템도 단순 아이디어 형태로 출발해 기술 개발 과정에서 차량 적용에 최적화된 신기술로 발전했다.
현대모비스는 개발 과정에서 시스템 무게를 기존 제품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크기와 구성 부품 수도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등의 노력을 통해 시스템 구조를 단순화하고 가격도 낮췄다.
현대모비스는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의 경쟁력은 창의적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는 원칙 하에 임직원들의 아이디어 제안을 활성화하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운영 중인 아이디어 제안 게시판에는 올해 5월 기준으로 미래자동차 분야 750여건의 아이디어가 올라와 있다. 지난해에는 차량 후방 카메라의 빗물을 자동 세척해주는 '초음파 진동 렌즈 클리너', 갓길 주정차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갓길 2차 사고 방지 시스템' 등이 연간 최우수 아이디어로 선정됐다.
김지희 기자 way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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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6, 2020 at 11:58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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